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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탄력' 코스피 내년엔 2,400 간다>

문차일 2010. 12. 12. 12:46
"유동성ㆍ기업실적 앞세워 한단계 더 도약 전망"

"北 리스크ㆍ中 긴축ㆍ유럽 재정위기 등은 부담"

(서울=연합뉴스) 송혜진 기자 =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 턱밑까지 치고올라온 가운데 내년 증시는 올해보다 더 좋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내년도 코스피지수 상단은 2,300~2,400선이다. 사상 최고치인 2,064.85(2007년 10월 31일 종가)를 경신하고도 300포인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코스피 역대 최고점 뚫는다

연합뉴스가 집계한 국내 26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 평균은 2,397포인트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800으로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고,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한 KB투자증권은 2,120까지 지수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것은 국내 증권사뿐만이 아니다. 내년 코스피 최고치로 골드만삭스는 2,700, UBS는 2,500, 크레디트스위스(CS)는 2,300을 제시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코스피지수 하단이 2,100이 될 것으로 예상해 2,000포인트를 이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증시 상승 원동력은 `유동성'

내년 증시를 견인할 가장 강력한 동인은 유동성이다. 코스피의 강한 상승을 점치는 증권사들은 대체로 내년에 해외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는 동시에 국내 주식펀드로도 자금이 들어와 쌍끌이로 지수를 밀어올리고,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확대의 중심에는 저금리가 있다. 미국이 재정적자와 디플레이션 위험으로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고, 국내 금리도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팀장은 "내년에 국내경기선행지수의 반등, 지수의 탄탄한 흐름, 부동산 시장 안정 등에 따라 '펀드 붐'이 재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업실적 절대수준 향상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려면 기업 실적이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내년 기업이익의 증가율은 낮아지겠지만, 이익 수준은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증권은 "내년 코스피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천152억원, 순익은 11.7% 증가한 95조원으로 전망"한다며 "높은 수준의 이익창출 능력이 주가 상승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위안화 절상 추세 속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점도 기업이익 개선에 긍정적 요소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이나 금리 등 그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대내외 변수들이 2011년에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나 내년에 10% 내외로 기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3대 악재' 조심…美 경기회복 관심

북한 도발과 중국 긴축, 유럽 재정위기라는 3대 악재가 옅어지면서 최근 증시가 고점을 높여가고 있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직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는 내년 증시 전망에서 북한 리스크 재부각 등으로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인 9.5배가 유지되면 2,100선에 갇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긴축과 관련해서는 추가 긴축 정책 강도가 어느 정도냐가 관건이다. 부동산 거품을 사전에 차단하고 물가를 방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정책 강도를 높여 경기가 위축된다면 대(對)중국 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는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도 '봉합' 국면을 맞고 있기는 하지만 진척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기대 크면 실망도 큰 법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과 국내 기업실적 향상 등 기존의 기대가 깨지고 악재가 두드러진다면 코스피지수 하락은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런 변동성 위험에 대비해 코스피지수 전망치 하단을 1,620~1,720으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1,650,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1,700, 우리투자증권은 1,720까지도 지수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 표 > 국내외 증권사 코스피 예상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