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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시대 내수株가 여나

문차일 2010. 11. 3. 20:54

'수출주가 지고 내수주 시대가 오나.' 국내 증시에서 오랫동안 소외됐던 내수주들이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내수주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보험 유통 증권 등이 대표적으로 주목받는 내수 업종이다.

◆ 금리 인상이 계기 될까 =지난 9월 이후 글로벌 경제는 달러화 약세와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슬슬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화값은 9월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3일에는 달러당 1110원까지 올랐다.

거꾸로 신흥국들은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에는 호주와 인도가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고, 중국도 지난달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안팎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한 듯 이미 시중 금리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흥국 금리 인상은 내수에 부정적 측면보다는 인플레이션 차단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해외 자금 유입으로 자국 통화가치 절상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 원고가 내수 확대 유도 =원화값이 오르면 이는 내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실질 구매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값이 2002년 초 달러당 1320원에서 2004년 말 1110원대까지 수직 상승했는데 이 기간 중 주도주는 내수주였다"면서 "이 기간에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을 꼽아보면 유통 건설 보험 등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 내수주 시대 주역은? =3일 국내 증시에선 내수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건설 업종은 4%, 보험 업종은 3%, 유통 업종은 2.8% 각각 상승했다. 음식료주(1.6%) 증권주(1.4%) 등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전기전자 업종은 0.16% 하락했고, 운송장비 업종은 0.4% 상승에 그쳤다.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오던 자동차주도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기관이 주도적으로 내수주를 담았다. 보험업 507억원, 유통업 387억원, 건설업 31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이어지는 내수주 랠리가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도 나온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통 건설 은행 증권 업종은 전체 매출액 대비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이라며 "2011년은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한 내수 회복이 예상되면서 이들 종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이후 일부 내수 업종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건설업의 경우 이미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3일은 보험 등 소외됐던 경기 민감주에도 매수세가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시장이 내수주로 옮겨갔다고 보긴 이르다"면서 "3일은 순환매와 스필오버(매수세 확산) 차원에서 소외 종목으로 매수가 옮겨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93포인트(0.93%) 오른 1935.97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하며 2007년 12월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073조2219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26일 이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급 차원에서 매수세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최근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화학과 운수장비 업종을 각각 1176억원, 536억원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