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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가치투자자들이 보는 증시는?

문차일 2010. 10. 1. 17:00
[머니투데이 정영화기자]10월 첫 거래일도 빨간색이었다. 증시 오름폭은 다소간 둔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장중 1880선까지 올라섰다. 연중최고치 행진이 계속됐다.

외국인이 또 다시 코스피시장에 45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계속되며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그치지 않는 한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이 저평가돼 있을 때 먼저 샀다가 거품이 생길 때까지 들고 있는 장기간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은 지금과 같은 강세장을 어떻게 볼까? 단기간에 130포인트 이상 오른 지금의 증시가 거품 상태라고 볼까?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펀드매니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전무)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계속 사고 환율과 금리가 강세를 보이는 등 최근 금융시장으로 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는 점진적인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투신권으로 펀드 환매 물량이 계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매물벽을 이겨내고 올라왔다는 점과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지 않았는데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지 않다는 점 등에서 증시 상승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허 본부장은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경기관련 대형주들이 주도했는데 상대적으로 주가 갭이 많이 벌어져있는 금융이나 내수관련주, 배당주가 연말로 다가올수록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중국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는데, 내년에 가면 미국의 경기회복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세계시장 파이 자체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중국도 올해 긴축을 많이 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긴축을 많이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여전히 중국 관련 내수주가 유망하다고 봤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은 "경기의 군불이 서서히 아래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예전엔 수출 주도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움직였는데 서서히 중소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기업의 하청기업, 혹은 중소기업들이 최근 순차적으로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관련된 기업들도 실제로 매출과 이익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중국 관련 내수 소비, 여행관련주 가운데 저평가돼 있는 종목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중국 관련주라도 종목마다 각각의 사정이 달라서 투자판단은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고 김 대표는 조언했다.

일부 중국 관련주의 경우 기대감으로 너무 빨리 올라 실제로 중국효과가 현실화되더라도 밸류에이션을 더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개별 종목별로 너무 기대감을 많이 반영한 것이 아닌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그는 조언했다. 아직까지 중국 관련주 가운데도 소외돼 저평가되어 있고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