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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물가..금리 인상 압박하나

문차일 2010. 6. 14. 18:57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각종 물가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조만간 물가 상승 압력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통위가 지난 10일 물가 상승 압력이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물가 상승 압력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이런 우려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작년 동월 대비 11.3%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도 작년 동월보다 4.6% 올랐다.

이는 각각 지난해 2월과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지만 전월 대비로도 대체로 오름세를 보여 물가 상승은 이제 `대세'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시차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소비자물가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범위에 있더라도 과거 급등했던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은은 생산자물가의 경우 상당 부분 곧바로 소비자물가에 연결되거나 1개월 또는 2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입물가는 품목에 따라 원유나 천연가스 같은 원자재는 늦어도 4개월 안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농림수산품은 9~11개월, 다른 중간재나 자본재 등은 14~15개월 시차를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7%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들어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도매물가 쪽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원유 수입물가가 지난해 12월 57.1% 오른 것을 비롯해 중간재가 2008년 10월 47.3% 올랐고 자본재 수입물가는 지난해 2월 56.9%까지 급등했던 것을 고려하면 당시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원가 변동 요인으로 작용해 가까운 시일 내 소비자물가 급등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의 오름세가 소비자물가를 자극해 통화정책의 `출구전략'(기준금리 인상)을 재촉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다만 이들 세 물가지수의 품목 구성이 다르다는 점을 참작해야 하며, 향후 환율 움직임도 변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다음 달에 소폭이라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지, 2분기 경제지표를 보고 8월이나 그 이후에 인상할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