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관·외국인 '북풍 학습효과'…단기악재 판단한 듯
'이례적 포격' 긴장구도 장기화땐 리스크 커질수도
24일 오전 9시, 국내 금융시장이 열리자 전날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는 듯했다. 코스피 지수는 1900선이 무너진 1883.92로 출발했다. 방위산업 관련주를 뺀 거의 전 종목이 급락세였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개인 투자자들이 1시간 만에 주식을 3700억원어치나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7.5원이나 치솟은 1175원으로 개장했다. 전날 역외선물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로 급등하며 현물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한 외환딜러는 환율이 1200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북한 리스크'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황은 곧바로 반전했다. 오전 10시 전후로 기관 투자자들이 개인들의 매물을 받아내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우려와 달리 순매수하며 낙폭을 줄이자 코스피 지수는 1900대에 다시 올라섰다. 환율 역시 수출기업들이 현 수준을 단기 고점으로 인식하고 달러화 매도에 대거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민간 시설로 포탄이 날아들면서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침몰 때보다 충격파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에도 금융시장은 오히려 차분하게 대응한 셈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북풍'에 대한 '학습효과'를 꼽는다. 이번 사건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일시적인 지장학적 리스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측면에서 볼 때 학습효과가 있어 단기급락은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바로 올라갈 여력은 없으므로 기간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이번 사태가 확전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을 쏟았다"면서 "하지만, 시장은 일회성 이벤트로 끌날 것이란 판단을 했고, 그런 과정에서는 지수가 곧바로 반등한 것으로 학습효과가 힘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경험칙상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의 '북한 관련 사건 및 주가지수 동향'을 보면, 지난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 이후 9년 동안 '북풍'이 발생한 21일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10일에 그쳤지만, 보합권내 변동을 보이거나 상승한 날은 11일로 더 많았다.
외국인 역시 대북 악재에는 비교적 둔감한 반응을 보였다. 사건이 발생한 21일 중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경우가 11일, 매수세를 유지한 경우가 10일로 나타났다.
가장 지수 낙폭이 컸던 사건은 지난 2002년 12월21일 '영변 핵시설 봉인제거'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2.55%포인트가 빠진 691.38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2002년 12월12일 북한이 핵동결을 해제하겠다고 선언한 당일에 지수는 전일보다 2.40%포인트가 오른 715.3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 2006년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있던 날 오히려 47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런 학습효과에 따라 이날 기관은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45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1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들은 '위기는 기회'라는 금융시장의 법칙을 따른 것이다. 반면 개인은 5799억원을 순매도했다.
관건은 이번 사태의 장기화 여부다. 일단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이번 사태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비에스(UBS)와 노무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국외 투자은행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북한 사태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 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사태로 남북한의 긴장 구도가 심해질 경우 우리 경제의 잠재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남북 간의 긴장이 이어질 경우 외국 자본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한반도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례적 포격' 긴장구도 장기화땐 리스크 커질수도
그러나 '북한 리스크'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황은 곧바로 반전했다. 오전 10시 전후로 기관 투자자들이 개인들의 매물을 받아내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우려와 달리 순매수하며 낙폭을 줄이자 코스피 지수는 1900대에 다시 올라섰다. 환율 역시 수출기업들이 현 수준을 단기 고점으로 인식하고 달러화 매도에 대거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민간 시설로 포탄이 날아들면서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침몰 때보다 충격파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에도 금융시장은 오히려 차분하게 대응한 셈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북풍'에 대한 '학습효과'를 꼽는다. 이번 사건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일시적인 지장학적 리스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측면에서 볼 때 학습효과가 있어 단기급락은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바로 올라갈 여력은 없으므로 기간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이번 사태가 확전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을 쏟았다"면서 "하지만, 시장은 일회성 이벤트로 끌날 것이란 판단을 했고, 그런 과정에서는 지수가 곧바로 반등한 것으로 학습효과가 힘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과거 경험칙상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의 '북한 관련 사건 및 주가지수 동향'을 보면, 지난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 이후 9년 동안 '북풍'이 발생한 21일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10일에 그쳤지만, 보합권내 변동을 보이거나 상승한 날은 11일로 더 많았다.
외국인 역시 대북 악재에는 비교적 둔감한 반응을 보였다. 사건이 발생한 21일 중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경우가 11일, 매수세를 유지한 경우가 10일로 나타났다.
가장 지수 낙폭이 컸던 사건은 지난 2002년 12월21일 '영변 핵시설 봉인제거'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2.55%포인트가 빠진 691.38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2002년 12월12일 북한이 핵동결을 해제하겠다고 선언한 당일에 지수는 전일보다 2.40%포인트가 오른 715.3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 2006년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있던 날 오히려 4777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런 학습효과에 따라 이날 기관은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45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1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들은 '위기는 기회'라는 금융시장의 법칙을 따른 것이다. 반면 개인은 5799억원을 순매도했다.
관건은 이번 사태의 장기화 여부다. 일단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이번 사태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비에스(UBS)와 노무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국외 투자은행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북한 사태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 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사태로 남북한의 긴장 구도가 심해질 경우 우리 경제의 잠재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남북 간의 긴장이 이어질 경우 외국 자본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한반도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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