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0개월來 최고..금리 인상 `압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이 오르면서 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주목된다.

지금까지의 물가 추이를 놓고 보면 금통위가 4개월 만에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올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 억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고 1일 밝혔다. 8월 2.6%, 9월 3.6%에 이어 상승률이 가팔라지면서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4.1%는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 범위인 `3.0±1.0%'를 벗어난 수치다.

한은 물가분석팀의 신 운 팀장은 "9월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10월에는 4%를 넘을 것으로 봤다"며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 물가 상승률도 다소 낮아지겠지만 3%대 초중반대의 상승률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통위로서는 치솟는 물가를 잡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비난 여론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금통위 내에서도 의장(김중수 한은 총재)을 제외한 5명 가운데 2명이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면서 이번 달에는 인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진다.

다만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려는 `환율전쟁'이 변수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도 사실상 환율 문제를 염두에 두고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김 총재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경주 회의에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에 대한 합의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밝힌 만큼 열흘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합의에 얼마나 더 힘이 실리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3일 발표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양적 완화(유동성 공급) 조치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달러화가 대거 풀리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기 때문에 금통위로서는 다시 환율과 물가 사이에서 정책 결정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