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경상·자본 두 경로로 사상 두번째 유입
- 환율하락 기대→선물환매도→단기차입 급증
- 개입비용 증가..변동성 확대 유발
[이데일리 이학선 하지나 기자] 지난달 국내로의 달러유입액이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경상거래와 자본거래 두 경로 모두를 통해 국내에 대규모 외화가 들어온 것.
금융위기 직후 외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순식간에 달러부족 사태에 시달렸던 우리나라에 다시 밀물처럼 자금이 몰려 들어옴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비용을 늘리고 환율변동성을 확대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 환율하락 기대, 해외차입 불러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와 자본계정 유입초 금액은 총 10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09억5000만달러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경상수지가 수출호조로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자본계정이 외국인의 국내 유가증권 투자와 외은지점 등의 단기차입 등으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자본계정으로 들어온 돈은 사상최대 금액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 기타투자 항목이다. 지난 3월 61억1000만달러 유출초에서 지난달 49억1000만달러 유입초로 급증했다. 한은은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단기외화차입금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의 해외단기차입금은 5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해외단기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외환시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환율절상 기대가 강해지면 기업들이나 역외에서 선물환을 매도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단기외화차입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하락을 예상한 수출기업들이 선물환을 내다팔면 이를 받아준 은행들은 환위험에 노출된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은행들은 현물환시장에 달러를 내다파는데, 이 때 필요한 달러를 해외에서 빌려온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금융위기전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 조선업체나 중공업체들은 선박수주 물량 등을 헤지하기 위해 대규모로 선물환을 내다팔았다. 그 결과 현물환율이 떨어지자 다른 수출기업까지 덩달아 선물환을 팔아 현물환율이 또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단기외채는 금융위기 당시 한국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지목되는 등 우리 경제에 큰 후유증을 남겼다.
◇ 개입해도 변동성만 확대
지난달에는 외환시장 개입비용도 만만치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준비자산이 92억9000만달러나 늘었다. 올해 들어 늘어난 준비자산 161억5000만달러 가운데 57.5%가 4월 한달만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통안채 발행이 늘어나는 등 개입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통안채 순발행액은 2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9조6700억원에 비해 규모는 줄었지만 한은은 올해 1월부터 매월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이었다면 정부가 대신 총대를 멨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말 정부는 "쏠림으로 인한 환율 급변동시 시장안정을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데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게 대표적인 예다. 지난 25일 일일 변동폭(고가-저가)은 53원을 기록, 금융위기 여진이 계속되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천안함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단기간에 환율이 요동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큰 충격이 불가피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 환율이 오르는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라며 "글로벌 불안 속에서 그동안 많이 유입됐던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확대는 환율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통화절상을 꺼리면서도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이나 외국인 투자자금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정책 자체가 스스로 절상을 유도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외화가 너무 없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은 것도 부작용이 있다. 만약의 경우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도 미리 생각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환율하락 기대→선물환매도→단기차입 급증
- 개입비용 증가..변동성 확대 유발
[이데일리 이학선 하지나 기자] 지난달 국내로의 달러유입액이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경상거래와 자본거래 두 경로 모두를 통해 국내에 대규모 외화가 들어온 것.
금융위기 직후 외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순식간에 달러부족 사태에 시달렸던 우리나라에 다시 밀물처럼 자금이 몰려 들어옴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비용을 늘리고 환율변동성을 확대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 환율하락 기대, 해외차입 불러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와 자본계정 유입초 금액은 총 10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09억5000만달러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경상수지가 수출호조로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자본계정이 외국인의 국내 유가증권 투자와 외은지점 등의 단기차입 등으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자본계정으로 들어온 돈은 사상최대 금액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 기타투자 항목이다. 지난 3월 61억1000만달러 유출초에서 지난달 49억1000만달러 유입초로 급증했다. 한은은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단기외화차입금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의 해외단기차입금은 5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해외단기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외환시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환율절상 기대가 강해지면 기업들이나 역외에서 선물환을 매도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단기외화차입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하락을 예상한 수출기업들이 선물환을 내다팔면 이를 받아준 은행들은 환위험에 노출된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은행들은 현물환시장에 달러를 내다파는데, 이 때 필요한 달러를 해외에서 빌려온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금융위기전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 조선업체나 중공업체들은 선박수주 물량 등을 헤지하기 위해 대규모로 선물환을 내다팔았다. 그 결과 현물환율이 떨어지자 다른 수출기업까지 덩달아 선물환을 팔아 현물환율이 또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단기외채는 금융위기 당시 한국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지목되는 등 우리 경제에 큰 후유증을 남겼다.
◇ 개입해도 변동성만 확대
지난달에는 외환시장 개입비용도 만만치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준비자산이 92억9000만달러나 늘었다. 올해 들어 늘어난 준비자산 161억5000만달러 가운데 57.5%가 4월 한달만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통안채 발행이 늘어나는 등 개입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통안채 순발행액은 2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9조6700억원에 비해 규모는 줄었지만 한은은 올해 1월부터 매월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이었다면 정부가 대신 총대를 멨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말 정부는 "쏠림으로 인한 환율 급변동시 시장안정을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데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게 대표적인 예다. 지난 25일 일일 변동폭(고가-저가)은 53원을 기록, 금융위기 여진이 계속되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천안함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단기간에 환율이 요동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큰 충격이 불가피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 환율이 오르는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라며 "글로벌 불안 속에서 그동안 많이 유입됐던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확대는 환율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통화절상을 꺼리면서도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이나 외국인 투자자금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정책 자체가 스스로 절상을 유도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외화가 너무 없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은 것도 부작용이 있다. 만약의 경우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도 미리 생각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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