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 피소’ 국제금융시장 후폭풍… ‘찻잔속 태풍’이냐 ‘장기 악재’냐
국민일보 | 입력 2010.04.19 19:12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울산
세계 1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사기 혐의 고소가 국제 금융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코스피시장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증시가 19일 급락했다.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단기 충격'과 '장기 악재'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하지만 미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기간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 3% 이상 급락=19일 코스피지수는 장이 열리자마자 26.10포인트(1.50%) 내린 1708.39로 거래를 시작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팔자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1720대를 회복하며 하락 폭을 다소 줄이는 듯 했던 코스피 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줄기찬 매도에 밀려 29.19포인트(1.68%) 내린 1705.3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72포인트(1.13%) 내린 502.70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일부터 이틀만 빼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798억원 순매도로 돌변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급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57.35포인트(3.17%) 내린 7854.22로 장을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93.41포인트(1.74%) 하락한 1만908.77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은 더 극적으로 반응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달러화로 대표되는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19원까지 치솟다 7.8원 오른 1118.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 피소로 부각된 금융규제 강화 기류가 단기 충격인지 장기 악재인지를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계속된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이 겹쳐 하락 폭이 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바마 정부의 금융규제는 연초 이후 시장에 압박요인으로 존재해 왔는데, 골드만삭스 사태가 겹치면서 불안심리가 커진 것"이라며 "기업 이익이 좋아지는 등 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에 증시 상승 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미국의 금융개혁안이 강화 쪽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금융개혁안은 금융시장 안정을 추구하지만 유동성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단기 충격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경기 회복세 둔화 조짐 등을 감안할 때 장기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금융규제안 힘받을 수밖에 없어"=국제금융센터도 이번 사건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기보다 유사한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며 상당기간 금융시장과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센터는 그 이유로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부채담보부증권(CDO) 투자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규제당국도 유사 사례를 추가 조사하는 한편 다른 CDO 관련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을 들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과거 엔론 파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주요 위기도 처음에는 단발성 이벤트로 판단했지만 불안으로 확산된 경험이 있다"며 "이번 골드만삭스에 대한 고소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사태가 다발적인 금융불안으로 확산되는지 여부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대한 고소는 오바마 미 행정부가 진행 중인 금융규제 방안의 추진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그간 과도한 금융규제라며 강력한 로비를 펼쳤던 미 금융회사들의 금융개혁 방어논리가 타격을 입게 됐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 산업의 투명성 제고와 규제 강화로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배병우 김찬희 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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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대를 회복하며 하락 폭을 다소 줄이는 듯 했던 코스피 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줄기찬 매도에 밀려 29.19포인트(1.68%) 내린 1705.3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72포인트(1.13%) 내린 502.70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일부터 이틀만 빼고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798억원 순매도로 돌변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급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57.35포인트(3.17%) 내린 7854.22로 장을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93.41포인트(1.74%) 하락한 1만908.77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은 더 극적으로 반응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며 달러화로 대표되는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19원까지 치솟다 7.8원 오른 1118.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 피소로 부각된 금융규제 강화 기류가 단기 충격인지 장기 악재인지를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계속된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이 겹쳐 하락 폭이 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바마 정부의 금융규제는 연초 이후 시장에 압박요인으로 존재해 왔는데, 골드만삭스 사태가 겹치면서 불안심리가 커진 것"이라며 "기업 이익이 좋아지는 등 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에 증시 상승 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미국의 금융개혁안이 강화 쪽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금융개혁안은 금융시장 안정을 추구하지만 유동성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단기 충격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경기 회복세 둔화 조짐 등을 감안할 때 장기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금융규제안 힘받을 수밖에 없어"=국제금융센터도 이번 사건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기보다 유사한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며 상당기간 금융시장과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센터는 그 이유로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부채담보부증권(CDO) 투자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규제당국도 유사 사례를 추가 조사하는 한편 다른 CDO 관련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을 들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과거 엔론 파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주요 위기도 처음에는 단발성 이벤트로 판단했지만 불안으로 확산된 경험이 있다"며 "이번 골드만삭스에 대한 고소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사태가 다발적인 금융불안으로 확산되는지 여부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대한 고소는 오바마 미 행정부가 진행 중인 금융규제 방안의 추진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그간 과도한 금융규제라며 강력한 로비를 펼쳤던 미 금융회사들의 금융개혁 방어논리가 타격을 입게 됐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 산업의 투명성 제고와 규제 강화로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배병우 김찬희 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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