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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5%·물가상승률 3%…두토끼 잡기 가능할까

문차일 2010. 12. 15. 08:39

◆ 내년 경제정책 방향 / 거시 경제 ◆정부가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 전망보다는 목표에 가까운 수치를 내세웠다. 국내외 모든 기관이 4% 초중반대를 예상한 가운데 정부는 14일 발표한 '2011년 경제 전망'을 통해 5% 내외라는 기존 전망을 고수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5% 내외라고 하면 5%를 기준으로 상하방 모두 될 수 있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하방 쪽이 더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런 숫자를 제시한 것은 확장적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는 성장률을 너무 낙관적으로 봤다"며 "금리를 올리지 않기를 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즐겨 써온 '확장'이라는 경제정책 키워드를 이번에 쓰지 않았다. 대신 다른 정책적 수단까지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는 의미로 '유연'이라는 용어를 꺼냈다. 정부가 다른 연구기관 대비 1%포인트 안팎 성장률을 높게 본 것은 △미국 경제 회복 여력 강화 △가계의 실질 구매력 증가 △위기 이전 수준인 7% 내외 설비투자 △재고 증가세 전환 등에 따른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성장률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1%포인트 더 성장해 왔다"며 "꼭 비례하지는 않겠지만 5% 내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관 전망과 가장 차이를 보이는 것은 재고에 대한 평가다.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 3분기까지 재고가 8분기 연속 감소했기 때문에 바닥을 다질 때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정부는 내년에 재고 부문이 성장에 약 0.5%포인트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품 재고가 늘어나면서 원유 등 유통재고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장률 제고와 물가상승률 억제는 상충적인 목표다.

그런데도 정부는 성장률(5% 내외)은 국내외 모든 기관을 통틀어 가장 높게 제시했고 물가상승률(3% 수준)은 한국은행(3.5%)보다 더 낮게 봤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발 수입물가 상승(차이나플레이션)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5% 내외 성장을 한다는 것은 희망이 담긴 전망으로 보인다"며 "전망이라면 무리가 아니지만 이를 목표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양 KAIST 교수는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를 내세웠는데 경기가 부양되는 듯 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작은 거품형 경제로 나아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 최대 아킬레스건인 대외리스크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미국 경제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며 회복 여력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중국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버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는 4.2% 정도 성장을 이뤄 내년 수출은 10.2%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한국은행(9.6%)보다 다소 높은 전망치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증가세를 지속할 경우 세계 수출 순위 7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올해 31.5%에서 내년 5.1%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LCD 수출도 26.0%에서 4.2%로 반도체 못지않게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봤다. 최악의 경우 성장률을 까먹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